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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맨판타지 13화 - 제가 노예라뇨? 무슨 말씀이세요?

ZPJ 2023. 11. 20.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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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에 널부러진 간수들의 시체 사이에 서있는 자들은 까마귀들이었다.

 

엔타리우스는 어리둥절한 눈으로 그들을 둘러봤다.

 

크로크로는 간수 중 한명의 품에서 열쇠를 꺼내 베아벡에게 다가갔다.

 

철창문이 열리고 베아벡이 감옥 밖으로 걸어 나왔다.

 

베아벡의 잘려나간 팔을 바라보던 크로크로는 손을 뻗어 붕대가 감겨진, 팔꿈치까지 밖에 남지 않은 베아벡의 팔을 부여잡았다.

 

"곰 부족 족장이여. 고생... 많았네..."

 

그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지만 자신의 떨림을 참고 있는 크로크로였다.

 

"하하하. 늙으면 눈물이 많아진다더니. 크로크로여. 너무 늙은 것 아닌가. 하하하."

 

호탕하게 웃는 베아벡은 고개를 돌려 엔타리우스를 바라보았다.

 

"후계 다툼에서 밀려난 꼬맹아. 너의 왕은 곧 죽을 것이다. 또 후계 다툼에 뛰어들 생각이냐?"

 

엔타리우스는 잠시 멍하니 베아벡을 바라보다가 한숨을 쉬듯이 대답했다.

 

"저에게 다른 선택지가 있나요...그냥 죽는게 나을지도 모르겠어요."

 

베아벡은 미소를 띈 얼굴로 말했다.

 

"스스로 죽는 것도 선택이다. 그 생각만으로도 위안이 될지도 모르지."

 

엔타리우스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

 

"아니면 나를 따라오는 길도 있다. 죽는 것 보단 재밌을 거라 장담하마."

 

엔타리우스는 고개를 들어 베아벡을 올려봤다.

 

" 내 아들이 곧 긴 여행을 가는데 머릿속에 든게 없거든. 왕족이었으니 그 누구보다 많이 배웠겠구만. 그렇지?"

 

엔타리우스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져갔고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크로크로. 저 꼬맹이를 데려가겠네. 도와주시게."

 

크로크로는 엔타리우스에게 다가가 검은 깃털 옷 안에서 마치 뼈로 만든 듯한 작고 하얀 단검 하나를 꺼내 건냈다.

 

"좋았어! 왕족 출신을 노예처럼 데리고 다니면 내 아들도 좋은 길동무 하나 있는 셈이겠지! 하하하!"

 

엔타리우스는 베아벡의 말에 일어서다 다시 넘어졌다.

 

"예? 제가 노예라뇨?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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