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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맨판타지 - 5화

ZPJ 2023. 11. 17.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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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이 어수선하다. 소리를 들어보니 누가 왔나보다. 막집을 나서니 나와 아버지가 썰었던 병사들과 비슷한 차림의 인간들이 보였다.

 

제일 앞의 녀석이 긴 종이를 펼쳐들고 뭐라 떠들고 있었다. 아직 한밤인데. 아마도 목숨 값이나 뭐 그런거겠지.

 

보통 대륙의 녀석들은 삼림 안으로 잘 들어오지 않는다. 우리도 위대한 사냥을 떠나는 소수의 부족민을 제외하고는 삼림 밖을 나가지 않는다.

 

태생적으로 달라서 섞이기 힘들다나 뭐라나. 잘 기억나지 않는다. 난 부족에 불만이 많다. 날 어린애 취급하면서 뭘 가르치려 할 때는 가리지 않고 다 가르치려 든다. 흥.

 

아버지가 대륙 공용어로 뭐라고 말을 전하자 그들은 물러났다.

 

"아버지, 어쩌실건가요?"

 

아버지는 잠시 생각을 하는 듯 하다 말씀하셨다.

 

"부족장의 여자를 싸움 노예로 부렸으니 우리도 할 말은 있다. 대화로 해결한 후에 내 목 정도는 주도록 하마."

 

"제가 지금 가서 다 죽이고 오겠습니다."

 

내 말을 들은 아버지는 눈이 도끼 모양으로 변하더니 내 머리를 쥐어박았다. 아프다.

 

"차기 부족장이! 말을! 조심히해라!"

 

이후 두 번째, 세 번째 주먹이 날아들었지만 모두 피했다.

 

처음 한 대는 맞아드렸지만 이후의 것들은 맞아드릴 수 없습니다.

 

"목숨 어쩌고까지 하실 필요 있나요?"

 

"그렇게 안되고 끝내도록 해야지 당연히! 이 멍청아!"

 

참 나. 자식이 부모 몸 생각하는게 뭐 잘못이라고. 본인은 아무렇지 않게 목숨을 어쩌고 하면서 나한테는 왜 이러는지.

 

"가서 어머니 곁에 있어라."

 

나는 딱히 뭐 할 일도 없고 어머니 곁으로 갔다.

 

내가 자리를 옮기자 크로크로가 다가와 아버지와 함께 족장의 막집으로 들어가는 듯 하다.

 

어머니는 주무시고 계셨는데 땀을 좀 흘리시네. 회복되는 중에는 그럴 수 있지. 내가 좀 닦아드려야겠다.

 

그렇게 어머니 곁에 얼마간 있었는데 밖에서 또 다시 웅성거림이 들려왔다.

 

"족장님은 일이 있어 먼저 움직이신다. 까마귀족 족장인 나 크로크로가 대신 말을 전하겠다. 부족민들은 지금부터 모두 서쪽으로 이동한다."

 

또 뭔소리래. 이 야밤에 어딜 간다는 거야.

 

"크로크로. 아버지는 어디가셨나요? 서쪽은 또 왜요? 부족민 모두라니요?"

 

나는 막집을 나서며 크로크로에게 물었지만 들려오는 대답은

 

"곰부족 족장님의 지시입니다. 애기곰은 어머니를 모시고 이동하셔야 합니다."

 

망할. 지긋지긋하다. 애기곰은 무슨. 나보다 큰 부족원도 몇 없다.

 

난 대꾸하지 않고 어머니를 업고 가기 위해 다시 막집으로 들어왔다.

 

회복에 방해가 될 수도 있을테니이 아들이 조심스럽게 업어 드려야겠다. 어머니 든든한 아들이 왔습니다.

 

어머니를 업고 밖으로 나오자 크로크로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비슷한 차림새의 까마귀들과 곰 부족민들이 사람들의 이동을 돕고 있었다.

 

아버지는 언제오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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