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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맨판타지 - 10화

ZPJ 2023. 11. 17.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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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지끈거린다. 뭐하고 있었더라.

기억 속 마지막 장면이 떠오른다. 어머니가 내 품에서 웃으시던 그 모습이 떠오른다.

 

그 이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눈을 떠보니 처음보는 막집 안이다.

"차기 족장이여. 일어나셨는가."

익숙한 목소리가 들린다.

고개를 돌려보니 막집 구석 의자에 크로크로가 앉아 있었다.

"기억이 나질 않는데 어머니는 어디계십니까."

확인해야한다. 이게 진짜인지.

"밖에서 장례를 준비 중이라네."

눈을 감았다. 볼 용기가 나질 않는다. 어머니의 마지막 말들이 떠오른다. 나는 아무런 대답을 해주지 못했는데.

"어머니의 마지막 말씀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눈을 뜰 수가 없다.

"꼭 말로해야 대답이 되는 것은 아니라네."

그래. 말로 하지 못했으니 행동으로 대답하면 된다. 분명 어딘가에서 보고 계실테니.

눈을 떠 크로크로를 바라보았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새모양의 가면이 아주 박살이 나 있었다. 내가 정신을 잃은새 많은 일이 있었나보다.

"까마귀 족장님. 제가 아무래도 너무 어렸던 것 같습니다. 당신은 저의 아버지 이전부터 곰 부족과 함께하던 고귀한 존재임을 알고있습니다."

크로크로는 말이 없었다. 그렇게 그곳에는 한동안 침묵이 흘렀다.

잠시후 밖에 나와봤다. 어머니의 몸이 깨끗한 나무 안에 뉘어져 있었다. 어머니의 말에 따라 강하게 살고 행복하게 살아야한다.

 

이 이상 눈물은 필요없다. 어머니가 분명 근처에서 보고 계실테니.

잠시 어머니를 바라보다 이제서야 깨달았다.

"까마귀 족장님. 아버지는 어디에 계십니까."

[곰 부족 부락]

엔드리트 4세는 뒷짐을 진채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곰 부족의 부락에는 이미 어느 누구도 남아있지 않았다.

"멍청한 야만족인 줄 알았더니 눈치는 제법 있는가 보구나."

왕이 뒤를 돌아보자 두 병사가 피범벅이 된 사내의 양 팔꿈치를 어깨에 각각 짊어진채 시체같은 그 사내를 질질끌며 따라오고 있었다. 양 팔꿈치의 아래 팔과 손은 모두 없었다. 그 뒤로 흘린 피가 긴 줄처럼 이어지고 수 많은 병사들이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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