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음식을 먹는다. 먹은 음식의 영양분은 소화기관에서 흡수되면서 신체에 필요하지 않은 나머지는 배출된다.
당연하다고?
당연하다. 그럼 이 당연한 사실을 우리의 뛰어난 직관을 이용해 확장시켜보자.
우리는 무언가를 배운다.
꼭 수학같은 학교 공부 뿐만이 아니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무언가를 배운다. 인간은 시간이 흘러가며 다가오는 새로운 것들에 적응을 하는데 사실 이러한 모든 적응이 곧 배움이라 할 수 있다. 그러니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면 또 다시 하루에 적응하기 위해 새로운 것을 배운다. 이렇듯 배움이란 일상 여기저기에 존재한다.
새로운 배움은 음식의 소화와 같다.
무언가를 새로이 배우게 되면 그것은 나만의 방식으로 체화(體化)된다. 음식이 소화되고 흡수되는 것처럼 새로운 배움은 나에게 맞는 방식으로 나만의 스타일로 변하게 되어 습득된다. 그런데 이렇듯 습득된 것들은 그것으로 끝일까?
그렇지 않다.
무언가를 얻었다면 이것을 쌓아두기만 해서는 안된다. 흡수가 완전히 일어나기 위해서는 흡수한 내용물 중 필요하지 않은 것을 걸러내어 배출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과정을 의도적으로 행하지 않는 듯 하다. 예를 들어 설명하면 새로운 반, 새로운 학교, 새로운 회사라는 환경에 뛰어들어 적응을 했다고 가정하면 이 과정에서 필요한 것들은 흡수하고 그렇지 않은 것들은 배출하는 과정을 행해야한다. 이것이 영양소의 흡수 및 배출과 동일하다고 하겠다.
가장 쉬운 방법으로는 누군가에게 자신이 적응하고 배운 새로운 것들을 말로 표현하는 것이다. 이러한 행동은 자신의 뇌속에 저장된 정보를 스스로 점검하고 재구성할 기회를 제공하는 중요한 것이다.
음식을 먹으면 화장실을 가듯이 우리는 주변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나의 완성을 점검하고 재구성하며 필요치 않는 것들을 배출함으로써 나를 커지게 만들고 가볍게 만드는 과정을 반복해 더 완성된 나로 만들어내야 한다.
그렇다면 그 방법에는 무엇들이 있을까?
앞서 말한듯이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누군가와 대화하는 것이다. 대화를 통해 내 생각을 언어로 표현해내면 나도 모르는 새에 나의 생각이 정리되고 재구성된다. 물론 의사소통이라는 것은 상호교류적인 것이기에 대화의 상대 역시 중요하다. 사람들 중에는 누군가의 발전을, 누군가의 생각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주변에 좋은 사람이 있기를 바란다. 없다면 나에게 전해주게. 내가 그대의 발전을 위한 말동무가 되어 드리겠으니.
또 다른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나는 이전에 혼잣말이 굉장히 많았다. 아무도 없는 방에서 혼자서 중얼거리는 일이 잦았는데, 이후에 이러한 혼잣말은 자칫 정신적인 문제로 연결될 수도 있다는 정보를 확인한 적이 있다. 내 직관은 이를 맞다고 여겼다. 그 이후로 몇 번 혼잣말 외의 다른 방식을 시도해 봤으나 최근 하고 있는 글쓰기가 생각보다 괜찮은 것 같다.
사실 이전에도 몇 번 글쓰기를 시도한 적이 있었는데 내 예상과는 다르게 부정적인 반응들이 많았다. 내 글쓰기에 딱히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억지로 나에게 무언가를 말하려 하는 듯한 태도는 당연하게도 나의 직관에 걸려들고, 겉으로는 그렇지 않은척 했지만 내심 불쾌했다. 허나 나는 감정의 변화를 잘 활용하려는 사람이다. 이러한 불쾌함은 나를 추락시키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이러한 불쾌감이 항상 언젠가 나의 즐거움으로 바뀔 수 있도록 삶의 방향성을 정하는 사람이다. 지금의 불쾌함을 잊지 않고 나를 성장시켜야한다.
어쨎든 글쓰기를 통해 제법 많은 양을 배출해 내면서 요즘 들어서는 혼잣말이 많이 줄어들었다. 이는 주관적인 착각이 아니라 실제 약 한 달간의 복기(復棋)를 통해 객관적으로 알아낸 사실이다. 글을 쓰면 논리적으로 글을 쓰는 능력이 향상 될 뿐만 아니라 내 머릿속의 다양한 정보들이 정리되고 재구성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잊고있던 과거의 정보나 기억들이 떠올라 현재의 내가 가진 관점에서 재분석이 가능하다는 굉장히 큰 장점도 있다.
아주 오래전에 썼던 소설이 몇 개 있는데 그 중 하나를 최근에 다시 써보기 시작했다. 내가 창조해낸 세계라 그런지 나는 재밌다. 좀 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관심을 받아 내가 만들어낸 세상이 빛을 보았으면 좋겠다.
나는 현재를 기준으로 운동을 한지 4년 정도가 되었다. 뱃살이 좀 들어간 것 말고는 딱히 눈에 띄는 변화가 없다. 같이 운동을 하던 사람들 중에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중간에 운동을 그만둔 사람들이 있다. 지금은 완전히 혼자 운동한다. 그래도 나는 한다. 애초에 10년은 해보겠다 다짐했으니.
이것과 같다. 글쓰기도 나에게 최소 10년 짜리 삶이 될 것이다. 그 이후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 10년 정도면 그래도 뭔가 되지 않을까? 나는 내가 결정한대로 행동한다. 내가 결정한 10년의 시간이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대로 될 것이다.
나는 된다.
내가 그렇게 믿기에.
그대도 무엇인가를 결정하고 그에 따르는 인간이 되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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